자염(煮鹽)은 물을 끓여서 만든 소금을 말한다. 사전적 의미는 한자의 뜻대로 끓여서(삶을 자 煮) 소금(소금 염 鹽)을 만드는 것, 또는 그렇게 만든 소금을 말한다.
구한말에 천일염이 들어오기 전까지 한반도에서 사용한 진짜 전통 소금. 요즘은 쏙 들어갔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천일염이 전통 소금이라는 말도 안 되는 홍보가 흔했다. 천일염은 중국에서 생산된 기법이고 이것이 일본으로 전파된 후, 일제강점기를 거쳐서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이다.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천일염의 주 생산지가 중국 남부 혹은 대만 섬이니 당연한 이야기.
조선시대에는 소금을 얻는 방식으로 바닷물을 그냥 끓이는 해수직자법과 염전을 설치하고 소금을 얻는 염전식 제염법이 있었다.
해수직자법(海水直煮法) : 바닷물을 그냥 솥에 들이부운 다음 물을 끓여서 소금을 얻는 단순한 방법. 염전도 필요없고 흙을 모으는 노동력도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연히 땔감이 무지막지하게 들어간다. 보통 바닷물에는 3.5%의 염분이 들어있는데 이걸 얻기 위해선 96.5%의 물을 끓여 날려야 하니 비용이 싸게 드는 게 오히려 비정상이다.[2] 염전을 만들기 힘든 함경도 북부지방에서 쓰인 방법.
염전식 제염법
무제염전(無堤鹽田) 제염법 : 먼저 염전을 부채꼴로 만든다.[3] 폭이 좁은 쪽이 바다이다. 밀물이 되면 바닷물이 염전 안을 채우고 썰물이 되면 물이 빠져나간다. 물은 빠져나가도 염분은 염전 위의 토양에 남아있게 되므로 이 흙을 긁어 모은 다음 바닷물을 조금 섞어 끓인다. 위 해수직자법보다 훨씬 염도가 높은 바닷물을 끓이게 되므로 연료비가 적게 들어간다. 조수 간만의 차가 컸던 서해안에서 주로 쓰인 방식.
유제염전(有堤鹽田) 제염법 : 염전에 개폐식 제방을 만든 다음 염전 바닥을 평평하게 다지고 위에 고운 모래를 채워 넣는다. 제방을 열어 바닷물을 끌어 들인뒤 제방을 닫으면 물은 모래 아래로 빠지고 염분은 모래 위에 남게 된다. 이 모래를 긁어 모은 다음 바닷물을 조금 섞어 끓인다. 조수 간만의 차가 적은 남해안에서 주로 쓰인 방식.
조선시대에 기술이 없어서 천일염을 만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염전식 제염법에서 바닷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건조시켜서 소금을 얻으면 그게 곧 천일염이다. 다만, 한반도의 기후가 천일염을 만들기 그리 적합한 편이 아니라 천일염전은 서해안에서만 만들 수 있었고, 사람들이 쓴맛이 나는 천일염을 싫어했다. 그런데 조선 후기 들어서 온돌로 연료 소모가 많아졌고 인구증가로 인한 산림파괴가 심각해졌으며 석탄채굴도 활성화되지 않았기에 생산비용이 해가 갈수록 증가했으며[4], 일제와 중국산 천일염이 수입되면서 자염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20세기 들어서는 천일염이 대세가 되었다.
천일염이 소금을 모을때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자염도 생산과정에서 흙을 모으는데 고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자세한 내용은 염전 문서 참고.
3. 상세[편집]
이처럼 양은 적지만, 맛은 일반적인 소금(정제염, 천일염)에 비해 상당히 부드러운 짠맛과 미량의 달콤쌉싸름한 맛이 혼합된 독특함을 띤다.
질감 역시 결정화된 일반적인 소금의 형태가 아니라 마치 맛소금같은 가루형태를 띄는데 장시간 느리게 수분을 증발시키는 결정화 과정 대신 끓임으로서 빠르게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가루형태로 염분이 남기 때문이며 끓이는 과정에서 수증기와 함께 잡내도 날아간다. 게다가 미네랄도 살아있고 제조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지도 않고 끓임으로서 살균이 되므로 세균에 의한 오염도 일어나지 않아, 제조비용이 높다는 단점만 제외한다면 천일염의 장점만 가지는 소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천일염 도입 초기 천일염 특유의 쓴맛으로 천일염을 왜염으로 부르며 천대하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역시 가격. 현대의 자염은 '장작불로 강철솥을 데우는' 과거 방식이 아니라 '스테인레스 솥을 가스불'로 끓이는 형태이긴 한데, 그래도 제조 비용이 꽤 많이 나온다.[5] 자염으로 판매하는 형태는 3가지인데, 첫번째는 함초 소금을 함초 자염이라고 판매하는 것이고[6], 두번째는 말 그대로 바닷물만 끓이는 동해안의 제작형태[7], 마지막은 갯벌을 끓여내는 전통 방식인데, 뒤로 갈수록 가격이 상승한다. 마지막 형태는 500g에 1만원대 정도의 가격이 형성된다. 소금으로 이 가격대와 비견되는 것은 죽염[8] 정도 뿐이다.
이 때문에 1940년대 까지 일부 유지되던 자염사업은 천일염에게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사라졌다. 아무리 천일염에 비해 맛이 좋았다고해도 어려웠던 경제상황속에서 천일염이 자염보다 생산비가 훨씬 적게 들었기 때문에 판매량에서 밀릴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2000년대 들어와서 웰빙열풍과 천일염의 실체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2001년에 태안에서 자염이 복원되었고 # 뒤이어 생산지가 하나둘씩 들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으로 인해서 천일염보다 대중화되지 못했다.
태조 왕건에서 장화왕후 오씨의 아버지 오다련이 소금을 이 방식으로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일본에서도 지키니(直煮)[9], 모시오야키(藻塩焼)[10], 아게하마(揚浜), 이리하마(入浜) 방식으로 만든 자염이 전통 소금이고 천일염이 생산되기 시작된 것은 청일전쟁 이후 소금 제조비를 절감하기 위해 대만에서 제조법을 들여오면서 시작된 것이다. 즉, 일본의 천일염도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러다가 전후에 또 다시 정제염으로 대체된다.
전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영국의 말돈 소금도 똑같이 끓여서 만든다.
[1] 표준국어대사전에서의 뜻: 바닷물을 졸여서 소금을 만듦.
[2] 참고로 바닷물의 끓는점은 약 100.6도로, 의외로 얼마 차이나지 않는다.
[3] 입빈식 염전은 갯벌을 염전으로 그냥 쓰는 방식으로 주로 서해안에서 쓰였고, 양빈식 염전은 점질토와 사질토로 따로 염전 바닥을 만드는 방식으로 강원도와 함경도에서 쓰였다.
[4] 이때 부족한 소금을 보충하기 위해 도입했던게 고추다.
[5] 사실 이 부분이 자염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결정적인 패널티이다. 탄소배출권의 규제를 직격탄으로 받는 문제가 있다.
[6] EBS 극한직업 자염 제조편에서 나온 자염 소금이 이것이다. 좀 더 정확히는 갯벌 염전에서 해수를 담아 염도를 높이는 방식이지만 제조 과정에서 함초 가루를 넣는 것.
[7] 물론 서해안에서도 제작한다. 특히 태안에서는 문화재로써 종종 전통 염벗터를 시연하는 경우도 있다.
[8] 죽염의 경우 몸에 해롭단 말도 있고, 전통은 더더욱 아니기에 자염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다만 자염은 죽염처럼 시중에서 쉽게 보기 어렵다. 장터에서 사기보다는 차라리 쿠팡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찾자.마켓컬리에도 있다
[9] 토기에 바닷물을 넣어 끓이는 방식.
[10] 해조류를 이용해 간수를 만든 뒤 끓여 소금을 만드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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