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 꽤 노골적인데[1]
Balloon Fight
1984년 닌텐도에서 개발한 패미컴용 게임. 프로듀서는 요코이 군페이. 닌텐도 4대 사장이었던 이와타 사토루가 HAL 연구소 재직시 메인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소프트웨어로도 유명하다. 단순하지만 관성법칙이 최대한 적용되어서 세심한 컨트롤을 요하는 게임이며, 2인 플레이시에는 반드시 우정파괴를 불러오는 무서운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아이스 클라이머도 그렇고 이 시절 닌텐도 2인용 게임은 다 왜 이러는 거냐. 192킬로비트(24킬로바이트)밖에 안되는 작은 용량의 게임이지만 개성있는 캐릭터와 독특한 게임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단, 이 '독특한 게임성'에는 약간의 흑역사가 붙어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개발 비화 문단에서 후술.
한국의 패미클론에 내장된 합본게임 메뉴에서는 직역된 제목인 풍선싸움으로 기재되어 있던 경우도 많아서 한국의 게이머들은 대부분 이 제목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꽤 있다.
2. 게임 방식
A버튼 연타로 풍선을 매달고 날아다니면서 적의 풍선을 밟아 터뜨려서 떨어뜨려 아래에 있는 물에 빠뜨리는 방식의 게임이다. 모든 적 캐릭터를 밟아 떨어뜨리면 스테이지 클리어. 버튼을 연타하여 하늘을 날 수 있는데 이게 하늘을 날던 땅을 달리던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조작이 생각보다 꽤 어렵다.
적들은 1개의 풍선을 가지고 있지만 터지더라도 바로 죽는 것은 아니며, 낙하산을 타고 땅에 착지하면 잠시 뒤에 다시 풍선을 불어 날아오르는데 레벨이 약간씩 오른다. 한편 플레이어에게는 처음에는 2개의 풍선이 주어지지만 모두 터지면 바로 물에 빠진다. 1개의 풍선만 터진 경우에는 당장 죽지는 않지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도 풍선이 회복되지 않는다. 계속 이 모양인 것은 아니고 중간에 한번 미스하거나 계속 클리어해서 보너스 스테이지까지 살아남으면 다시 2개로 돌아온다. 2인 플레이시에는 다른 플레이어의 풍선을 터뜨릴 수도 있다.
화면의 좌우는 연결되어 있으므로 육지와 하늘 모두 한쪽 끝으로 나가면 반대쪽 끝으로 나온다. 육지에는 착지하여 달릴 수 있는데, 육지에 착지한 적을 밀어 죽이는 것 이외엔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 이 때 발자국 소리와 풍선이 뒤로 밀리는 세밀한 묘사까지 나온다.
2.1. 적 & 장애물
플레이어를 방해하는 요소로는 참새처럼 생긴 적과 구름에서 나오는 번개 덩어리, 거대 물고기, 회전봉 그리고 같이 하는 옆사람이 있다.
적들
참새처럼 생겼는데, 실제로는 고블린이나 리자드맨처럼 생겼다. 플레이어처럼 풍선을 타고 날아다니며, 플레이어의 위치를 감지하고 쫓아와 플레이어의 풍선을 밟아 터트리려 한다. 풍선이 터질 경우 낙하산을 타고 천천히 낙하하는데, 공중에서 낙하산을 터트려 확인사살을 하거나 착지해 멍하니 있을 때 걷어차 떨어트리면 된다.[2]그렇지 않으면 잠깐 대기 후 풍선을 불어 다시 날아오르는데, 레벨이 한 단계씩 올라 이동 속도가 빨라지니 주의.
분홍색 - 초록색 - 누런색 순으로 레벨이 올라가는데, 분홍색은 플레이어를 추격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추격을 하지 않고 느긋하게 혼자 돌아다닐 뿐이지만, 초록색과 누런색은 매우 호전적이라 플레이어를 잡아먹으려고 맹렬히 쫓아온다. 특히 고지대를 먼저 선점하려고 드니 위로 뜨기 전에 미리 올라가야 싸우기 편하다. 전멸시키면 스테이지 클리어.
번개 덩어리
배경의 구름에서 스파크 소리와 함께 나오는데, 맞으면 풍선의 개수와 관계없이 무조건 감전시켜 물로 떨어뜨린다. 플레이어에게만 적용되며, 육지나 하늘의 경계에 부딪치면 이탈하지 않고 튕기며 계속 움직인다. 플레이어와 충돌했거나 물 속에 들어갔을 때에만 사라지고, 꽤 오랫동안 스테이지에 머물기 때문에 컨트롤할 때 반드시 신경 써야 한다. 결국에는 적들보다도 상당히 무서운 물체이다. 후술할 벌룬 트립은 이 번개로만 이루어져 있다.
거대 물고기
일반적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사실 물 속에서 좌우로 움직이고 있다가 적이나 플레이어가 수면 가까이 접근할경우[3] 갑자기 물 위로 나타나는데, 풍선 수와 관계없이 덥석 물어가는 즉사기이다. 수면 위에 있는 경우가 아니라도 떨어져 물에 빠질 때 종종 갑툭튀해서 잡아 먹는다. 컨트롤이 능숙해지면 수면에서 놀다가 아슬아슬하게 물고기를 피하는 농락 플레이가 가능한데, 이걸 메인 프로그래머가 직접 시연해 보인 적도 있다. 플레이어와 적을 구분하지 않아서 낙하산을 타고 물로 추락하는 적이나 물 위에서 날아다니고 있는 적을 물고기가 튀어나와 덥석 잡아먹기도 하는데, 그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때 마지막 적이 물고기에게 잡아먹히면 스테이지가 클리어된다.
회전봉
건드리면 빠른 속도로 빙빙 돌아가면서 근접한 플레이어와 적을 튕겨낸다. 잘못 건드리다가 회전봉 맞고 튕겨나가서 풍선을 헌납하는 경우도 있지만, 잘 사용하면 적을 공격하거나 포위에서 벗어나는 등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친구
2.2. 스테이지/모드
보너스 스테이지
매 3스테이지 종료 후마다 등장한다. 목표는 파이프에서 나와 하늘로 떠오르는 풍선들을 모두 터뜨리는 것. 모두 터뜨리는 데 성공하면 슈퍼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보너스 스테이지에서는 팀킬을 해도 목숨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500점짜리 연두색 풍선보다 1000점짜리 팀의 풍선을 노리는 방법도 있다. 총 18스테이지며, 그 후로는 1스테이지부터 루프된 형식으로 진행된다. 좌우가 이어져 있다는 점을 이용하면 쉽게 깰 수 있지만, 관성에 주의하지 않으면 한 번 어긋난 게 계속 어긋날 수도 있다. 팁으로 파이프가 벌어지는 구간에서 도트상에 살짝 틈이 있어, 풍선이 올라오는것이 미리 보인다.
벌룬 트립 (Balloon Trip)
타이틀에서 선택가능한 별도의 게임 모드. 본편 모드와 달리 BGM이 있으며[4], 계속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가 1번밖에 없다. 또한, 1인용 전용으로 목표는 이름 그대로 풍선을 타고 옆으로 날아다니면서 장애물을 피하고, 공중에 있는 풍선을 터뜨리면서 최대한 멀리 날아가는 것. 적 캐릭터는 나오지 않지만(물고기는 나온다), 지형이 모두 번개로 되어 있고 좀 날다 보면 본 모드와 마찬가지로 화면을 튕겨다니는 번개가 나오거나 중간에 거품을 먹으면 화면이 정지하거나 해서 꽤 어렵다.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그대로 게임 오버. 당연히 끝은 없으며 생존한 시간에 비례하여 점수가 점점 올라 카운터 스톱도 가능하다. 은근히 밥 내기 같은 거 하기에 좋은 기록경쟁 게임으로, 실제로 당시 꼬꼬마였던 올드게이머들이 친구들끼리 모여서 게임하면서 기록경쟁을 하기도 했던 모드. Wii U용 게임인 닌텐도 랜드에서 이 벌룬 트립을 이용한 게임을 삽입한 바가 있다.
3. 우정파괴 게임
적을 물리치는 단순한 패미컴 게임 같지만, 실상은 팀킬의 시초인 게임이자 S++급의 우정파괴 게임.
2인 플레이를 지원하는데, 다른 사람의 풍선을 터트릴 수 있어서 1980년대 때 만든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팀킬이 가능하다.(심지어 남의 풍선을 터뜨릴 때도 1,000점씩 올라간다.)
플레이하다 보면 번개 덩어리나 거대 물고기보다 더 무서운 것이 옆에 앉아있는 친구임을 깨닫게 된다. 실수나 장난삼아 풍선을 터트리는 것은 괜찮으나, 계속되면 본의 아니게 피를 부를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그런데 터뜨리다보면 친구 빡치는 거 보는 게 더 재밌단 말이지. 옆 친구의 멘탈도 함께 터진다. [5]
우정파괴의 현장
4. 개발 비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 게임은 닌텐도의 오리지널 게임이 아니다. 1982년 미국의 게임회사 '윌리엄스'(Williams)에서 제작한 자우스트(Joust)라는 아케이드 게임이 본작의 밑바탕이 된, 어찌보면 표절작인데, 실제로 플레이를 보면 꽤 비슷하다.
이렇게 된데는 좀 복잡한 사연이 있다. 본래 닌텐도는 HAL 연구소[6]에 외주를 주어 자우스트를 패미컴으로 이식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실제 이식 작업이 거의 다 된 상태에서 닌텐도와 윌리엄스 사이의 판권 교섭이 실패하여 다 만들어둔 게임이 그대로 엎어질 위기에 처했는데, 이에 급하게 게임 시스템에 어레인지를 주고 그래픽을 갈아엎어서 '벌룬 파이트'라는 신작으로 내놓았다는 것이 개발 과정의 진실. 이렇게 급조된 작품 치고는 대단히 성공했다. 원작보다 보기 좋고 친근감을 주도록 만들어진 그래픽, 원작에 없었던 2인 플레이와 거기서 나오는 우정파괴 등, 어레인지된 부분이 오히려 원작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일본에서는 원작 자우스트가 오히려 묻혀버렸다. 2년여가 지난 1987년 HAL 연구소는 자우스트의 라이센스를 얻어 패미컴판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쪽은 망했다. 어느 정도로 망했냐면 일본에서는 자우스트가 벌룬 파이트의 파쿠리로 알고 있는 사람이 상당히 많을 정도. 짝퉁이라도 잘 만들면 오히려 원본을 능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도 있겠다.
본작은 패미컴판보다 아케이드판(닌텐도 V.S 시스템)으로 몇 개월 먼저 나왔는데, 나중에 나온 패미컴판이 아케이드판보다 움직임이 훨씬 매끄러웠기 때문에 아케이드판의 프로그래머였던 나카고 토시히코(中郷俊彦)[7]가 직접 이와타 사토루를 찾아가 그 방법을 물었고 이 때 배운 테크닉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수중 스테이지에 활용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 가만히 있으면 서서히 떨어지거나 헤엄치다 멈추면 관성에 의해 밀려가는 형태가 비슷하다.
패미컴판에 들어있는 '벌룬 트립' 모드는 개발 막판에 요코이 군페이가 모드를 추가하는 게 어떨까 하고 제안을 했고 이와타 사토루가 이를 받아들여 3일만에 완성한 급조품이었다고 한다. 이와타도 마음에 들었는지 결국 가장 많이 플레이했던 건 벌룬 트립 모드였다고.
5. 이식작 등
당대엔 허드슨이 라이센스를 받아 PC-8801과 X1으로 이식버전을 내놓았다. 이식도도 그럭저럭 괜찮은 편. 이 중 X1버전은 국내에서는 SPC-1500으로 포팅되어 '풍선여행'이라는 타이틀로 발매되기도 했는데, 아마도 벌룬 트립(Balloon Trip)모드에서 이름을 딴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
2000년에 게임보이용으로 벌룬 파이트 GB가 나왔다.[8] 플레이 방식은 횡스크롤 액션에 보스전까지 있고, 풍선에서 착지하는 기능까지 있다. 스토리가 생기면서 캐릭터가 엘리스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로 바뀌었다.
2004년에는 GBA 이식판으로도 패미컴 미니 라인업이 발매되었다.
클럽 닌텐도에서 발매한 닌텐도 DS용도 있으며 주인공이 팅글로 바뀌었다.
이와타 사장의 대표작 중 하나인 만큼 Wii의 DLC 대응판으로도 당연히 발매. 게임센터 CX 닌텐도 다이렉트 특별판에서 과장사장 특집[9]으로 플레이한 게임이다. 니코니코 업로드판
플래시 게임은 "아보보의 대모험"에서도 출연하며 난도는 어렵다. 게이지 다 채워서 벌룬 파이트가 나오면...
만져라 메이드 인 와리오에서 나인볼트의 게임으로 등장했다. 터치펜으로 적의 풍선을 모두 터뜨리는 게임으로 나오며, 주인공을 터치하면 실패한다.
춤춰라 메이드 인 와리오에서도 미니게임으로 플레이 할 수 있다. 3D이지만 직진만 한다. 위모컨을 흔들면 팔을 펄럭펄럭거리면서 위로 날아간다. 장애물로 아래에서 나오는 물고기와 하늘 중간중간에 있는 가시공이 있다.
스매시브라더스 시리즈에 패미컴 시대의 캐릭터를 넣을 계획을 세우면서 벌룬 파이트 역시 후보로 고려된 바 있었지만, 풍선이 다 터지면 할 게 없다는 이유로 무산되었고[10] 그 대신 얼음 타기가 들어갔다는 비화가 있다. 아이스 클라이머의 스테이지에 벌룬 파이트의 음악이 나오는 것이 그 잔재. 이후 4에서 마을사람의 복귀 기술로 부분적으로나마 들어가게 되었다.[11]
6. 기타 이모저모
인트로나 게임 오버 등, 짧게 나오는 음악 외에 게임 중 BGM은 따로 없고 평소엔 적이 날아다닐 때 고주파의 효과음이 나온다. 삑삑거리는게 새가 우는 소리 같기도. 민감한 사람은 귀에 거슬릴지도 모르나, 일반적인 사람에게 거슬릴 정도의 효과음은 아니다.
2015년 7월, 본 작품의 프로그래머였던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본 작품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다나카 히로카즈가 헌정의 의미로 본 작품의 테마곡의 리믹스 버전을 업로드했다.
패미컴판과 아케이드판에서 숫자 8을 표시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1] 북미판 공식 패키지는 인게임 픽셀 그래픽을 그대로 가져왔다. 본 이미지는 팬아트.
[2] 낙하산을 터트려서 떨어트리면 1000점을 얻지만 지면에 있는 적을 떨어트리면 500점을 얻는다.
[3] 다들 랜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래에 나오는 게임센터 CX에서 이 게임을 만든 당사자가 밝힘으로써 20여 년만에 그 규칙이 드러났다.
[4] 보너스 스테이지의 BGM을 사용한다.
[5] 여담이지만 적을 떨어트리는 효과음과 동료가 동료를 떨어트리는 효과음이 동일하다.
[6] 이와타 사토루는 당시 이 회사에서 근무하던 프로그래머였다.
[7] 동키콩 시리즈, 아이스 클라이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젤다의 전설 등 닌텐도의 명작들 다수를 직접 프로그래밍한 인물이다. 주식회사 SRD의 창업자로 원래는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를 주로 제작했으나 닌텐도가 패미컴을 만들면서 CPU인 6502 프로그래밍에 능숙한 프로그래머를 찾다가 찾아낸 것이 나카고 토시히코였다고 한다. 아케이드판 벌룬파이트를 제작한 것도 HAL 연구소가 아닌 SRD.
[8] 실은 Balloon Kid라는 북미 한정 소프트로 1990년에 먼저 나왔는데, 국내판도 발매될 예정이었으나 미발매로 끝나고 10년후인 GB컬러 시대에서야 세이브 기능 및 맵 화면을 추가하여 일본 국내에도 발매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유를 가진다. 참고로 1992년에 패미컴으로 헬로키티 월드라는 게임이 나왔는데, 캐릭터가 헬로키티로 바뀌었을 뿐, 이 게임이랑 상당히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 즉, 이것도 GB판 벌룬키드의 역이식인 셈.
[9] 가족의 기초생활보호비 부정 수급으로 유명한 일본의 개그맨 콤비 "차장과장"의 패러디.
[10] 같은 사례로 마하 라이더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인데 원래 참전이 고려되었으나 바이크를 타면서 총 쏘는것을 제외하고는 모션이 없다보니 이 역시 참전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11] 마을주민의 원작을 생각해보면 이런 우정파괴 게임이 들어간 게 상당히 아이러니한 부분. '부분적'으로 들어갔다고는 했지만 사실 마을주민이 복귀깡패가 된 이유가 벌룬 파이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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