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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피움




식물의 모습



식물의 씨앗 모습

1. 개요
2. 정체에 대한 논란
3. 기타

1. 개요
실피움(Silphium), 실피온(Silphion), 라세르(Laser)[1]

영어 위키백과

북아프리카에 위치했던 고대 그리스 도시 키레네(Cyrene)에 있던[2] 식물로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약재[3]와 향신료로 사용되었다. 수요가 너무 많았지만 자라는 곳은 적어 개체수가 급감, 결국 과수확과 함께 동시기 북아프리카의 기후가 변하기 시작하면서 처음 로마에서 쓰이게 된지 100년 남짓인 서기 1세기에 이 식물종은 완전히 멸종했다.

처음 팔릴 때부터 가격이 같은 무게의 은에 맞먹었으며,[4] 멸종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에는 같은 무게의 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풍미가 워낙 좋아서 향신료로도 각광 받았고 실피움을 첨가한 플라밍고의 혀 요리는 당시의 진미였다고 한다. 심지어 실피움 향이 밴 양고기를 얻기 위해 양을 실피움 자생지에서 방목해 실피움을 먹고 자라게 하기도 했다.

당시 실피움은 식물을 통째로 쓰지 않고 아위와 마찬가지로 뿌리에서 채취한 수액을 굳혀 얻는 수지[5]를 사용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이러한 실피움 수지를 수백 킬로그램 단위로 자택에 비축해 뒀다고 한다. 한 포기에서 몇 방울 안 나오는 뿌리 수지를 수백 킬로그램씩 모으기 위해 실피움이 몇 포기나 들어갔을 것이며 그걸 돈으로 환산한 가격은 얼마 정도였을지 생각해 보면...

최후의 실피움은 네로 황제가 먹었다는 설이 있다. 이 실피움이 멸종했던 시기가 네로 황제의 재위 시기와 비슷하다고 여겨진 듯 싶다. 네로 황제는 까야 제맛.

현재 실피움은 오신채의 흥거로 알려진 아위(아사푀티다)로 대체되었다고 한다.




2. 정체에 대한 논란
워낙에 일찍 멸종된 식물인 데다가 자료가 은화에 새겨진 부조와 당시 사람들의 기록 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이 식물의 정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은 미나리과 아위속(Ferula)의 식물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인데, 현생 아위는 실제로 은화에 묘사된 실피움과 똑같이 생긴 데다가 실피움의 멸종 이후 아위로 대체되었다는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 게다가 뿌리에서 추출한 수지를 사용한다는 것도 똑같다.

다만 정확히 어떤 종이었는지는 아직도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린다. 큰회향(Ferula communis)이었을 것이라는 설이 있는가 하면, 아위속 식물들 간의 잡종이었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당시 기록 중 실피움은 아무리 재배하려고 시도를 해도 인공재배가 불가능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우수한 형질을 지녔지만 염색체 개수가 이상하거나[6] 유전적인 균일도가 크게 떨어져 번식이 불가능한[7] 잡종 1대(F1)였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다. 이도 저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멸종한 종이었을 것이라는 설 또한 줄기차게 제시되고 있다.

그러다가 2020년대에는 멸종된 걸로 알려졌던 실피움 그 자체이거나 혹은 가장 가까운 근연종으로 추정되는 식물이 발견되어 제시되었다. 바로 튀르키예 하산 산(Mount Hasan)에서 발견된 아위속 식물인 Ferula drudeana이다.(#) 과학전문 매체 어스닷컴(Earth.com)에 따르면 이 식물을 발견한 마흐무트 미스키(Mahmut Miski) 교수는 해당 식물이 고대의 유명한 실피움(silphium)=실피온(silphion)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식물 또한 현대의 기술로도 재배가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씨앗은 냉충(인위적으로 차가운 기후에 노출)시켜야지 발아하며, 10년은 키워야 성체로 자란다고 한다.




3. 기타
하트 상징(♡)의 유래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흔히 심장을 본 딴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다른 의견으로는 실피움과 관련 있다는 설도 있다. 이 식물의 씨앗이 위의 사진과 같이 하트 모양으로 당시 키레네인들은 이 식물의 씨앗의 모양을 은화에 새겼는데 하트 모양과 다른 것이 없다. 거기다가 이 식물의 주된 용도가 춘약, 정력제, 피임약, 낙태약으로 하나같이 성관계과 깊은 관련이 있다 보니 신빙성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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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대의 레이저와는 관련이 없다.
[2] 현 리비아 키레나이카(Cyrenaica) 지역.
[3] 춘약으로서 사용되었고, 피임과 낙태에도 쓰였다고 한다.
[4] 현대에 가격이 은값과 비슷한 식재료로는 트러플이 있다.
[5] 당시 라틴어로 라세르피키움(Laserpicium)이라고 불렀다.
[6] 예: Lomatia tasmanica. 이 종은 3배체라서 지금까지 발견된 개체는 단 하나의 개체에서 분리된 클론이 전부다.
[7] 몬산토 및 터미네이터 항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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