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비아니

2018. 6. 10. 13:21

시간여행가 음식/지짐
반응형

쇠고기를 얇게 저미고 앞뒷면에 잔칼집을 낸 뒤 양념하여 얇게 구워낸 음식. 넓적한 모양이고 갈비살이 아니라는 점에서 떡갈비와는 많이 다르다.


고대 만주 지방에 존재했던 (貊)의 맥적(貊炙)이 기반이 되었다고 추측한다. 궁중식 불고기였으나,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민간에 레시피가 공유되어 나가며 대중화되었고 돼지고기를 사용하거나 다지고 양념하는 과정을 줄여 만든, 섭산적(혹은 석적) 등의 마이너 버전도 존재한다. 일제강점기 이후, 조선왕조의 숙수들이 민간에 녹아들며 대중화되었다.

소설 '운수 좋은 날'에서는 돈도 별로 없는 인력거꾼들이 모이는 술집의 메뉴로 등장한다. (석쇠에서 뻐지짓뻐지짓구워지는 너비아니며)돈이 없는것 치고는 맛있는 음식인데? 그날은 많이 벌었잖아

너비아니라는 명칭에 대해선 불에 구운 고기에 대한 서울식 사투리가 특정 요리 명칭으로 퍼진 것으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학술지인 '서울말 연구'에는 너비아니 혹은 '너비하니'가 서울 사투리의 일례로 기록되고 있다. 다만 너비아니에 대한 최초의 문헌기록인 시의전서가 상주시 지방의 경상도 사투리가 너무 많아서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 말이 적어도 시의전서가 편찬된 조선후기에는 전국, 혹은 적어도 남부지방으로는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궁중에서 너비아니로 불렸는지는 좀 의문이다. 궁중요리의 정식명칭은 거의 절대적으로 한자가 쓰인다. 예를 들면 역식 궁중에서 쓰였다는 떡볶이에 대응하는 한자어로 병자餠炙라는 단어도 존재한다.

추가로 이북이나 강원도 일부 지역 에서는 산적이라고 부른다.가진거 다 내놔! 그런데 고기 산적(산적(요리))이라는 말은 굳이 강원도 일부 지역이 아닌 수도권에서 고기 꼬치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차례, 제사에 올리는 산적거리 고기가 바로 적당한 두께에 칼집이 들어간 것이다(산적살은 보통 우둔이나 설도살같은, 돼지로 치면 뒷다리에 해당하는 살이지만 아무 살이든 간에 정육점에서 주문하며 '산적용으로 눌러달라'고 하면 해준다). 그것을 양념하면 이 모양이 된다. 산적이든 일반 양념 불고기든 간에 제대로 맛을 내려면 프라이팬이나 불판을 써서는 안 되고 석쇠에 올려 구워야 하지만, 요즘은 편의상 프라이팬에 굽거나 조린다. 꼬치에 꿰는 산적(요리)도 산적이라고 불리기 때문에 구별할 때는 고기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응형

'음식 > 지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녹두빈대떡  (0) 2023.03.23
오리주물럭  (0) 2022.06.18
고추장돼지불고기  (0) 2018.06.15
간장돼지불고기  (0) 2018.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