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부레관 애기백관 고깔해파리 벨렐라 Physalia physalis Linnaeus, Portuguese man o' war
2026. 3. 14. 00:51














고깔해파리의 촉수가 움직이는 모습을 담은 영상들.
따뜻한 바다라면 세계 어디든지 발견된다. 자력으로 움직일 수 없고, 파도와 바람 및 해류에 따라 떠다니기 때문에 수천 마리씩 몰려 다닌다.
상당히 독특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육식성에 키우기 까다로워 대형 수족관 외엔 애완용으로 키우는 사람은 드물다.
무슨 수로 잡았는지 밝혀진 바는 없으나, 이렇게 작은 용기 안에 여러 마리를 산 채로 모아둔 경우도 있다.
이름에 해파리가 붙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해파리가 아닌데, 하나의 개별 생명체가 아니라 여러 개체가 모여 하나의 군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해파리는 여러 개체가 함께 모여 있는 폴립(Polyp) 단계가 아니라 단일개체(Medusa) 상태에서 물 속을 떠다니는 것인데, 고깔해파리는 여러 폴립이 모여서 군체를 이루어 떠다니기 때문이며, 종 분류로도 해파리보단 히드라에 가깝다.
하나의 생물로 보이지만, 각각 다른 역할을 분담한 개충(Zooid, 個蟲) 폴립들이 뭉친 다형성 군체 생물이다. 군체 생명체는 히드라충강에서는 비교적 흔한 편이지만, 고깔해파리는 각 개충이 워낙 각자 분담된 역할에 특화되어 있는지라 개충이 독립하여 생존할 수 없다. 보통 해파리는 하나의 단일 개체다. 즉, 고깔해파리는 해파리가 아니다.
이러한 고깔해파리를 이루는 개충들은 고깔해파리의 발생 과정에서 자라나는 것으로, 갓 태어났을 때는 하나의 폴립으로 태어난 고깔해파리가 성장함에 따라 출아법과 유사한 방법으로 각 개충에 해당하는 폴립을 틔워내는 방식으로 발달한다. 곧 각 개충들은 사실 별개의 개체이자 고깔해파리의 일란성 쌍둥이들이라는 것.
물론 완전히 기능하는 하나의 개체가 태어나는 무성생식과는 달리 고깔해파리 개충은 발달 과정에서 특화된 기능 외의 다른 기관을 모두 퇴화시키기 때문에 떼어내면 그대로 죽는다. 가끔씩 돌연변이로 안점[1]이나 다른 기관이 남아있는 개충이 관찰된다는 점에서 개충이 기관이 아닌 하나의 개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고깔해파리의 몸은 4개의 개충 폴립으로 나뉘어 있다.
먼저 가장 큰 풍선 같은 개충은 고깔해파리를 물에 띄우는 부레 역할. 내부에 기체가 차 있어 부력을 생성한다. 보통 바깥 대기를 채워넣지만, 이따금 이산화탄소만 꽉꽉 채워넣은 개체도 발견된다. 해상에서 공격이 있을 경우, 기체를 빼 잠시 잠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작게는 9에서 크게는 30cm까지 자란다. 물 밖에 있어도 이 부레 부분이 꼼지락거리며 움직이기도 한다.
2번째 개충은 촉수. 각 촉수가 별개의 개체다. 촉수들은 먹이 사냥과 개체 보호를 담당하며, 해파리와 비슷한 구조의 독침 세포로 무장되어 있어 해양 생물을 낚아 소화기관 개충으로 가져간다. 10미터 정도 자라지만, 50미터까지 자란 개체도 발견되었다. 위 이미지만 봐도 이 녀석의 촉수 길이가 얼마나 긴지 바로 실감이 날 것이다.
3번째 개충은 소화기관 개충으로 촉수가 잡은 먹이를 효소로 분해하여 영양분을 각 개충에게 전달한다.
4번째 개충은 생식기관이다.
고깔해파리는 격통을 유발하는 독을 가지고 있는데, 마치 전기로 지지는 듯한 고통 때문에 '전기해파리'라고도 불릴 정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죽을 만큼 아프기는 하겠지만 어쨌건 죽지는 않는다. 1시간 정도 지나면 고통이 가라앉지만, 운 나쁘게 림프관/림프구에 독 성분이 들어가면 죽을 것 같은 고통에 몸부림치게 된다. 호주에서만 매년 만 명 이상이 고깔해파리에게 쏘인다.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경우 사망할 위험이 있으니 발열, 쇼크 증상, 심장/폐의 기능 장애가 있을 경우 즉시 의료 지원을 받아야 한다.
만약 쏘였을 경우 손에 닿지 않게 조심스럽게 촉수를 제거하고, 화끈거린다고 민물을 부으면 악화되어버리기 때문에 하면 안 된다. 소금을 부위에 뿌리고, 45도 정도의 따뜻한 물을 부어주면 어느 정도 해독이 된다. 가능하다면 소금물보다는 바닷물을 더 추천한다. 물론 손을 대면 안 된다.
고깔해파리에 쏘인 부위에 식초를 바르면 독이 더 잘 퍼져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된다.
위 이미지는 해수욕장에 밀물 타고 몰려왔다가 썰물이랑 같이 못 가서 모래사장에 남겨진 고깔해파리들이다. 위에도 나왔지만, 이놈들을 보고 예쁘거나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라도 절대로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
그리고 위 이미지에서처럼 수천 마리씩 몰려 다니는 특성상 해수욕장 근처에서 발견되면 철거를 위해 즉시 문을 닫는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제주도 주변에 잊을 만하면 이 녀석들이 출몰하고 있고, 언제 남해안으로 올라올지 모르니 주의할 것.
죽었다고 생각해서 고깔해파리를 머리에 올려 사진을 찍고, 손으로 만지고, 몸에 여러 개를 붙이고 놀던 관광객이 쇼크사한 사례도 있다.
해파리와 구조가 다르긴 해도 그 쪽이나 이 쪽이나 촉수의 독침이 해파리의 생명이나 의지와 관계없이 전자동으로 작동한다는 점은 똑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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