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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90년대생은 일명 에코붐 세대로, 출산율이 꽤 높았던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보면 알겠지만 92년도에 정점을 찍고, 2000년대로 넘어오며 시원하게 꼬라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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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90년대생들에게는 한 반에 학생수가 30명이 넘고 반은 거의 10개 가까이 되거나 10개를 넘는 경우도 흔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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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동국대 경영학과를 가고 싶다면, 90년대 초반생에게는 상위 6~7%, 90년대 중반생에게는 상위 9~10%가 필요했다. 대충 전국에서 6만등 정도 하면 갈수 있는 대학교였다

하지만 2022년 출생아는 25만명, 즉 2022년생은 상위 24%만 해도 동국대 경영학과에 갈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더 좋은 곳을 갈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의치한약수 정원 늘린다고 했으니까.


평균 올려치기의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그때가 되면 '동국대? ㅋㅋㅋ 그딴 잡대 왜감?' 이런 소리 들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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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많다는 것은 경쟁이 빡세다는 뜻이다.

농경사회에서 고도로 발전할때야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훨씬 많으니 누구나 고용될수 있었겠지만, 90년대생이 성인이 된 직후의 한국은 이미 성장의 황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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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년대의 고도성장을 본 한국인들에게 대학 필승은 전설처럼 남았고, 에코붐 세대는 거의 모두 대학진학에 목숨을 걸고 2008년에는 대학 진학률이 무려 83%에 달한다.

그래도 2011년부터는 좀 떨어진다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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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때는 90년대 초반생이 80년대 초반생보다도 인구가 많아서 대학교를 못간 사람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이후로 경제 위기와 인식 변화로 인해 한국의 광기어린 대학 진학률은 내려가고 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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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인구는 더럽게 많아서, '대학보다 더 좋은건 더 대학'이라면서 재수나 석사, 박사 등에 이를 악물며 한국은 박사 비율이 전세계게어 가장 높은 나라가 되었다.

왜냐고? 요새는 공대 나와도 석사 안하면 대기업 취직하기 어렵다는 세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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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모두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한 결과, 쏟은 노력 대비 보상이 별로 없는 사회가 되었던 것이다.

흔히 말하는 붉은 여왕 효과가 된 것이다.
(붉은 여왕효과:생명체는 주변 환경과 경쟁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화해 적응하여야만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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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식은 곧바로 인터넷 문화로 연결되었다.

수년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흙수저론, 헬조선, 노력충 등의 단어가 나왔던 것도, 일베와 메갈이 생겼던 것과도 놀랍게도 연결된다. 인구는 많은데 성장은 한계에 부딪히고, 모두가 성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했지만, 그들은 무언가를 알았던 것이다.

'아, 우리는 끼어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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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한테는 좋은 일이 하나 있다. 거시경제에서 10~15년이란 순간은 한순간, 즉 '단기적 상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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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경제호황으로 인한 출산율 증가, 그 증가로 인구가 많아지자 경제불황이 닥쳐오는 것은 전세계에 유사사례도 워낙 많고, 대부분 이 문제는 자연적으로 해결되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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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10대나 20대 초반은 30대가 느꼈을 취업난을 별로 겪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머릿수가 적으니까.


당장 10년 전만 하더라도 청년실업이 심각한 정치권의 화두였고, N포세대 이런 얘기가 돌았지 않는가? 근데 지금은 아무도 신경을 안쓴다. 자연적으로 해결될 문제라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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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애들한테 장래희망 물어보면 '유튜버'라고 답한다. 우리는 '공무원'이었는데.

이처럼 어린세대는 시험에 목을 매지 않는다. 꿈도 희망도 없이 달려왔더니 보상도 없는 이 느낌...

이런 사회적 이슈에서 꼭 등장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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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로스트 제너레이션, 잃어버린 세대라 불리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주로 70년대생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들도 어렸을때만큼은 풍요로웠다. 이들이 아동~청소년기를 보냈던 80년대는 일본이 미국과도 삐까뜰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까지 돌았던 버블 시기다. 하지만 이들이 대학에 들어갈때쯔음부터 일본은 버블이 꺼지고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한다.
이 시기쯔음부터 일본의 자랑이라던 종신고용 제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거 IMF 이후로 비정규직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어떤 나라와 비슷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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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쯔음, 일본에서는 니트라는 신조어가 탄생한다. 놀고먹는 백수라는 뜻이다.

이 시기부터 일본에서는 인터넷 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한다. 한국에서 인터넷 문화가 2000년대 후반에서야 본격적으로 발전했던것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미 인터넷 문화가 발전해있었고, 그것이 현실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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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들은 집에서 인터넷을 하고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책을 읽는다. 취업? 인구는 많은데 일자리는 없으니 할수 있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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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의 부모는 일본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라는 단카이 세대. 즉, 부모의 등골을 어느정도 빼먹을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어디의 누구하고 소름돋게 똑같지 않은가?

히키코모리라는 신조어도 이때쯤부터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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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이니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남녀들은 서로를 소닭보듯이 해서 건어물녀, 초식남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이 세대의 경우 남자의 40%, 여자의 27.5%가 자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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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해결되었을까? 일본은 자연적으로 해결되었지만, 로스트 제너레이션은 그러지 못했다. 그 당시 사회문제들도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로스트 제너레이션만은 버려진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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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일본의 한 책에서 이들을 '기민 세대'라고 표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다시 말해 버려진 세대라는 뜻이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정부에게 버려진 세대인 이들은 앞으로 일본 경제를 파멸시킬 것이다'
'기민세대는 연금조차 기대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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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미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었다. 대학교 4학년때 갈 기업이 정해지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다고 할 정도로 젊은 세대에게 큰 짐이 없다.

하지만 이미 나이도 들대로 들고 머리도 굳을대로 굳은 로스트 제너레이션들은 2~30대 취업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프리터나 히키코모리로 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본은 20대 히키코모리보다 40대 히키코모리가 더 많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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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많은 사람이긴 하지만, 어떤 정치인이 이렇게 말했다. '그 세대는 그 세대만의 십자가를 진다'

70대는 산업화의 십자가를 지고 목숨을 걸어 고도성장을 마련했고, 50대는 민주화라는 십자가를 지고 대한민국의 독재정권을 몰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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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30대는 고성장 사회에서 저성장 사회로 변화하는 어정쩡한 시기에 많은 숫자가 태어나서 전력을 다하고도 어떤 세대보다도 먹을 파이가 적다는 십자가를 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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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이상은 대신 그 과실로 파이를 키워간다는 보람을, 50대는 파이 자체가 많다는 풍요로움을 얻었다.

그렇다면 30대는...? 음... 어렸을때만큼은 풍요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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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90년대생이 노인 세대들의 연금만 대준 채 적당히 사라져주기를 원할지도 모른다.

거시적인 국가경제에 있어서 10~15년이란 시간은 말 그대로 한순간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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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90년대생은 도태세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진짜 십자가를 쥔 것처럼 다음 세대한테 욕을 먹을것 같다.

'성장을 이어나가지 못한 세대', '인구는 많으면서 아무것도 못한 세대', '자기들끼리 싸우기에 바빴던 세대'

이들을 대변해주려는 정치는 없을 것이고, 그들을 버리지 않고 싶어도 마땅한 대안이나 해결책도 없을 것이다.

90년대생이 져줘야 할 십자가는 그동안 터지는 것을 미뤄왔던 폭탄,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는 그 폭탄들을 껴안고 같이 폭사하는 그런 역할일 것이다. 이들만 히키코모리가 되면 지금의 10대들은 훨씬 취업이 쉬워질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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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들이 그것을 거부한다면 어떨까? 다시 말해 십자가를 쥐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주기를 거부한다면?

지금이야 586세대에게 인구로 짓눌려있는 것이 90년대생이지만, 그 586세대가 대부분 세상을 떠난 2060년대와 2070년대의 대한민국에서 이들은 최악의 빈곤율과 독신 비율을 가진, 그런 주제에 머릿수는 토나올 정도로 많은 이 사회의 암덩어리로 암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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