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물범'의 '하프(Harp)'는 악기 하프에서 따온 것이다. 학명은 '그린란드에서 온 눈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캐나다 북동쪽 연안부터 그린란드, 북대서양, 북유럽 일부 연안과 북극해 주변에 살며 열빙어, 청어, 대구, 소형 상어 같은 물고기나 게와 새우를 포함한 갑각류, 오징어 등을 잡아먹고 산다.
다 크면 등에 하프무늬가 생겨난다고 해서 하프물범이다.
어미가 얼음 위에서 새끼를 낳기 때문에 새끼 때는 보호색인 흰색으로 덮여있다가 크면서 털이 빠져서 등에 하프무늬가 생긴다고 한다.
어미가 새끼를 낳으면 12일동안 집중적으로 젖을 먹이고 바다로 떠나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1] 새끼는 바로 바다에 뛰어들지 않고 몇 주간 굶으면서 몸에 축적한 에너지를 소모한다.[2] 눈밭 위에 어미 없이 엎드려 있는 흰색 하프물범들이 이 시기에 있다. 추위와 굶주림에 많이 죽고 인간과 북극곰에게 사냥도 당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새끼 하프물범의 탄생과 독립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는데 제목이 The Harp Seal's Race Against Time(하프물범의 시간과의 싸움)이다. 어미에게 보호 받는 짧은 시간 동안에 얼마나 젖을 잘 먹고 생존 지식을 전수 받는지, 독립을 시작하는 환경이 어디인지가 새끼의 생사를 결정한다.
태어난 지 3주가 지나면 하얀 털이 회색으로 바뀌며, 4년이 지나면 다 자란다. 수명은 최고 35년이다. 주로 빙하 위에서 생활하는데 얼음 위의 온도는 영하 20℃지만 피부에 있는 지방층으로 온도를 유지한다. 어릴 때는 하얀 솜털이 공기층을 형성해서 체온을 유지한다. 재밌는 것은 저 솜털이 워낙 방풍성과 방수력, 보온력이 뛰어나다 보니 새끼들이 눈 위에서 조금만 뒹굴거려도 눈이 녹지 않고 털에 이곳저곳 묻어버린다.
여담으로 하프물범을 포함한 해표고기는 지방이 적어 조리하기가 까다롭고, 피가 많이 나온다. 이는 바닷속에서 오랫동안 잠수할 수 있도록 한다. 먹으면 소고기와 비슷한 맛이 나며, 약간 짭짤하다고 한다.
오해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한 서식지 파괴와 인간의 사냥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오해가 있다. 애초에 이러한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여럿에게 먹히는 이유는 새끼 하프물범의 귀여운 외모가 가장 크게 작용하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라는 나라를 전혀 몰라서 가능한 이야기다. 캐나다는 저런 포유류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어류조차 정부의 허가, 즉 라이센스 없이 잡을 수 없으며, 라이센스가 있다고 해도 매년 한 사람이 잡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고 종에 따라 특정 기간(예를 들면 산란기)에는 라이센스 소지여부에 상관 없이 낚시가 금지된다. 라이센스 없이 캐스팅 낚시나 조업, 어패류 채집, 또는 허용된 수를 넘겨 잡다가 적발 될 시, 많게는 3,000 캐나다 달러 정도의 벌금을 물게 되고,[3][4] 요주인물이 되어 몇 년간 블랙 리스트에 올라 라이센스를 갱신할 수 없다.
'생선을 잡는 것'조차 이렇게 까다롭다는 데서 눈치챌 수 있겠지만, 총이나 작살, 석궁, 화살 등의 무기를 이용하는 포유류 사냥의 경우, 라이센스 따는 것이 훨씬 어렵고 복잡하다. 이는 잘못하면 사람에게도 해가 될 수 있으니, 당연한 조치이다. 무기를 사용하는 만큼, 사냥 라이센스는 일반 낚시 라이센스와 다르게 그냥 돈을 내고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경찰이 주도하는 강의를 듣고 시험을 통과해야 수료가 가능하다.[5] 또한 당연히 동물들을 개인이 1년 동안 잡을 수 있는 수가 정해져 있으며, 특정 해에 개체수가 적지도 많지도 않고 딱 알맞은 종의 경우, 평소에 사냥이 가능했다고 하더라도 그해에는 사냥 자체가 불가하다. 매년 연어가 올라오는 시즌 레인저들이 연어가 뛰어오르는 것으로 수를 일일이 세는 철저한 나라인데 대형 포유류를 개인이 마음대로 허가 없이 마구 사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웃긴 것이다다. 애초에 캐나다에서 하프 물범은 이미 1960년대에 재정된 기각류 보호법과 1990년대에 재정된 해양 포유류 보호법에 의해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무작위로 아무나 정부 허가도 없이 잡을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거기다 2000년대부터 개체수가 줄어들자 사냥이 불허된 지역도 몇 곳 존재하고 사냥 자체도 점차 줄여가고 있다.
대중에게 흔히 알려진 모습은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유아기 시절이다.
새끼 한정으로 귀엽게 생긴 동물이다 보니, 환경을 보호하자는 말이 나올 때마다 튀어나온다. 영상1 영상2 새끼가 너무 귀여워서 상대적으로 비교당하긴 하지만 사실 성체도 북방코끼리바다표범 같은 바다표범들에 비하면 두상이 동그랗고 조그만해서 물범류 중에선 귀엽게 생겼다.
가장 최근인 2008년의 조사 결과는 Least Concern[6]으로, 멸종과는 거리가 먼 동물이다. 오히려 북반구에 사는 기각류(물개 종류) 중에서 가장 개체수가 많다. 약 8백만 마리 정도의 개체가 살고 있다고 하며, 가장 큰 천적인 북극곰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관계로 개체수는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어떤 종이 멸종되는 이유로 무분별한 사냥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그것은 기존에 그 수가 얼마 없어서 한두 마리가 잡히는 것도 치명적인 종일 때나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하프물범처럼 일정 수준의 개체수를 넘기는 종들은 사냥보다는 환경 오염과 서식지 파괴가 종의 생존에 훨씬 큰 영향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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