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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도쿄대학 의학부 교수 나가이 나가요시(長井長義, 1845 ~ 1929) 교수가 최초로 발견하였으며 마황에서 추출한 물질인 에페드린으로 새로운 감기약을 개발하던 도중에 뜬금없이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축농증, 기침에 효과가 있었지만 임상 실험을 하다 보니 원래의 의도보다 심박수 증가와 심근 활동 강화 등의 부작용이 더 눈에 띄었고, 이 부작용을 연구하다가 연구 도중 발견한 것이 강력한 각성 효과이다.

결국 일본의 제약회사인 '다이닛폰 제약'에서 히로폰이라는 이름의 피로회복제로 상품화되기에 이른다. 참고로 히로폰이라는 상품명은 각주에서 서술했듯이 그리스어로 '노동을 사랑한다'라는 의미의 필로포누스(Φιλόπονος, philoponus)에서 유래한 상품명이다. 이 상품명이 한국으로 전해지며 히로뽕이라는 은어가 되었다. 흔히 '피로(히로)야 뿅 가라~'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라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상품명에 갖다 붙인 표현일 뿐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다이닛폰 제약'(大日本製藥:대일본제약)에서 팔던 메스암페타민의 상표 '히로폰(ヒロポン)'의 광고. 광고 문구가 '최신항피로각성제', '피로의 방지와 회복에, 히로뽕 정!'이다.

나중에 자세한 연구로 밝혀진 사실이지만, 각성제 계열 약물들을 포함한 메스암페타민은 정말로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피로감을 느끼지 않게끔 효과적으로 뇌를 속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몸에서 피로를 당장에만 느끼지만 못하게 할 뿐이고, 그간의 피로가 오롯이 뇌와 신체에 쌓이는 부작용으로 인해 훨씬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배터리가 있는 휴대용 전자기기의 배터리 충전 회로에 이상을 일으켜 실제로 배터리가 충전되지 않았음에도 충전된 것처럼 속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즉 절전 모드에 들어가고 충전을 해야 할 시기임에도 모른 체 하고 계속 풀충전된 듯이 돌아가는 것과 같다. 핸드폰은 꺼지면 충전하고 다시 키면 되지만, 사람은 다시는 켜지지 않는다. 특히 각성 효과가 매우 약한 카페인에 비해, 메스암페타민은 그 효과가 워낙에 강렬한지라 극소량만으로도 며칠간 잠을 자지 않으며 수십 시간씩 논스톱으로 노동을 해도 피로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게 된다. 그러나 그 후유증은 마약 투약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당시 일본에서 실제로 판매되었던 히로뽕 정의 병. 1정당 1mg의 메스암페타민이 함유되어 있고, 1일 1-2회, 1회 2-6정을 복용하라고 나와있으니 최고 복용량은 1일 12mg이다. 처음에는 금속이나 플라스틱제 스크류캡을 사용했지만 전시 상황 하에서 물자가 부족해지며 사진과 같이 엉성하게 만든 종이 마개로 교체되었고, 유리의 질도 크게 떨어지게 되었다.

일본 내에서는 등록 상표 364236-1이며, 1951년 제정된 각성제 단속법에 의거, 한정된 의료 분야를 제외하고는 제조, 판매 및 사용이 완전히 금지되었다. 히로폰 발매 당시에는 주사와 알약 두 형태가 있었으며, 1949년 당시 주사 형태는 10회 분 81엔 50센이나 암시장 가격이 100엔 이상에 형성되었고 알약은 20개입 21엔, 50개입 43엔의 정가에 팔리고 있었다. 알약은 암시장에서는 취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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