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츠의 탑

2020. 12. 29. 17:41

시간여행가 건축물/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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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토 사이먼 로디아(Sabato Simon Rodia·1879~1965)의 삶은 초라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열다섯 살에 형과 함께 탄광 인부로 미국에 이민 왔다가 사고(事故)로 형을 잃었다. 결혼했지만 이혼하고 혼자가 됐다. 1920년, 로스앤젤레스 남쪽의 빈민촌이던 와츠에 손바닥만 한 땅을 사서 정착했을 때도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술주정뱅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뭔가 큰 것'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사바토 사이먼 로디아, 와츠의 탑, 1921~54년, 철근, 시멘트, 유리 조각 등, 30.3m, 로스앤젤레스 사이먼 로디아 주립 역사 공원 소재.
로디아는 1921년부터 54년까지 33년 동안 땅을 다지고, 철근을 감아올리고, 콘크리트를 바르고, 그 위에 타일 파편, 도자기 조각, 먹고 남은 음료수 병, 깨진 거울, 조개껍데기 등 온갖 잡동사니를 빽빽하게 붙여 탑을 쌓았다. 예술은 물론 기초 교육조차 받은 적이 없는 그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모양을 만들어 가며 철근을 올렸다. 변변한 장비도 없어서 수 ㎞를 걸어나가 철로를 이용해 철근을 구부렸다고 한다. 그렇게 만든 크고 작은 탑과 조각 17기가 연결되어 있는데, 기반이 고작 60㎝ 깊이인데도 내구성이 뛰어나 건축 공학의 연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와츠의 탑'이라고 불리게 된 이 탑은 현재 미국의 국가 역사 유적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그러나 로디아가 탑을 쌓던 당시에는 그저 '불법구조물'일 뿐이었다. 외로움에 지친 그는 이웃에게 집터를 헐값에 넘기고 동네를 떠난 뒤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되돌아오지 않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10/20181210034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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