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로버섯

2016. 7. 29. 23:30

시간여행가 산림 경작/버섯
반응형

우리나라에선 송로버섯이라 불리우는 놈인데, 매우 진귀한 버섯입니다. 


영어로는 트러플(truffle), 프랑스어로는 트뤼프(truffe)

이탈리아어로는 타르투피(tartufi) 혹은 투베르(Tuber)라고 부르죠. 



세계 3대 진미(푸아그라, 캐비아트뤼프)로 손꼽히는 식재료입니다.


트러플은 자낭균류에 속하는 버섯으로, 담자균류에 속하는 송로(알버섯)와는 전혀 다른 버섯입니다.


이와 비교하기 위해 트뤼프를 따로 서양송로 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땅 속의 '식용' 다이아몬드라고 불리우는 이 송로버섯은 지하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후각이 발달한 동물을 이용하여 파 냅니다. 


과거에는 돼지를 시켜서 채집했어요. 


암퇘지가 이 냄새에 심하게 반응해 발정기를 연상케할 정도로 날뛰기 때문인데요, 

이 때문에 최음제로도 여겨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돼지를 데리고 다니기가 힘든데다가 그 값비싸고 진귀한 버섯을 찾는 족족 먹어버렸기 때문에(...) 

이제는 를 주로 이용한답니다. 


떡갈나무 숲의 땅 속에 자라는 이 버섯은 극히 못생겼고, 육안으로는 돌멩이인지 흙덩이인지 구분도 어렵습니다. 얼핏 보면 야생동물의 배설물 같기도 하지요... 


땅 속에서 채취하기에 식물 뿌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엄연히 버섯류입니다. 

종균은 5~30㎝ 땅 속에서 자라며 더러는 1m 깊이에서까지 발견되는 수도 있다고 하네요.




프랑스에서는 주로 검은 송로버섯을 최상품으로 치며, 이탈리아에선 흰 송로버섯을 최상으로 칩니다. 

그래서 프랑스에 남는 흰색을 이탈리아에서 팔고 이탈리아에서 남는 검은 송로버섯을 프랑스에서 판다고 알려져 있어요.

프랑스의 검은 송로버섯은 물에 끓여 보관해도 향기를 잃지 않으나 이탈리아의 흰 송로버섯은 날 것으로만 즐길 수 있으며, 만일 프랑스식으로 해먹으면 특유의 향(맛의 달인에 나오는 바에 따르면 아세틸렌 가스와 비슷한 향)이 날아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많은 버섯이 그렇듯 향이 중요하다고 하죠.



재료가 대중적이지 않은데다 유럽의 식재료라, 상류층이 아니라면 구경하기 어려워요. 캐비어푸아그라와는 달리 주재료가 될 수 없는 식재료다보니 주로 파스타나 고기 소스 위에 필러(Peeler)로 긁어다 얹어먹거나 오일과 섞어 소스로 뿌려먹는 진미(珍味)로 취급하죠. 



그 맛은 조금 과장해서 홍어먹고 코가 뻥 뚫린 듯한 감각의, 강렬한 버섯과 약간의 식초와 고기와 살짝 흙이 섞인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약이랑 비슷한 맛도 나요 

이것 말고는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먹은 사람들은 "이게 대체 뭐가 맛있다는 거지?"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죠. 

오래 먹어도 적응하기가 매우 까다로우며 비싸다니까 먹을 뿐 맛있다는 생각을 하기는 힘듭니다. 

아마 나라마다 입맛에 맛는 음식이 다른 까닭이겠지요


그래서 특히나 한국 사람들은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함부로 도전하지 마시길 권장합니다. 

굳이 도전하겠다면 순수한 트러플보단 향만을 추출해서 만들어 놓은 트러플 오일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트뤼프는 향으로 즐기는 음식이니 트러플 오일로도 충분히 자신이 트러플에 맞을지 안 맞을지를 판단할 수 있거든요. 

왜냐하면 진짜 송로버섯을 샀다가 돈만 버릴 수도 있어서... 하지만 오일도 그렇게 싸지는 않다는 점이 문제죠. 

송로버섯의 향은 휘발성이 강하므로 쓸 일이 있다면 송이버섯처럼 향 관리에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는데, 그렇다고 너무 아껴서 쓰면 아무런 맛도 안 납니다. 여러모로 쓰기 참 까다로운 식재료에요.





흰 송로버섯으로 만든 화이트 트러플 오일은 전문 쉐프들에게 기겁할 정도로 혹평을 받습니다. 

맛과 향을 모두 죽여버리는 자극적이고 형편없는 식재료이자 요리에 향수를 뿌리는 듯한 재료라고 비난을 받아요. 

마스터셰프 US 시즌2 심사위원 중 한 명은 트러플 오일을 뿌리는 레스토랑을 보면 당장 도망치라고 할 정도랍니다.
 

사실 송로버섯의 향을 내는 물질은 이미 발견되었습니다. 티오에테르의 일종인데, 퓨어 올리브유나 포도씨유에 이 향을 입혀서 인공 트러플 오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비싸죠. 이런 탓에 싸구려 올리브유를 포장한다고 욕먹는 것 같습니다 하하...



2010년 11월 초, 이탈리아에선 발견된 꽤 큼직한 송로버섯이 경매에서 억대로 낙찰되었는데, 낙찰자가 한국계 와인마스터인 지니 조 리(한국 이름 이지연)씨라고 해서 잠깐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3억 원(...) 에 낙찰된 1.5kg짜리 백송로 ㄷㄷㄷㄷㄷ


2012년 면세점 물가로 10만원/100g정도 합니다; 

반응형

'산림 경작 > 버섯'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물버섯 Porcini 포르치니  (0) 2016.07.30
곰보버섯 Morel mush Morchella Esculenta 麻脸  (0) 2016.07.30
달걀버섯  (0) 2016.07.30
능이버섯  (0) 2016.07.30
송이버섯  (0) 201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