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미국 질병관리본부의 새로운 추산에 따르면, 2017년 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사람들 7만 명 이상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고 펜타닐로 인한 사망자는 그해에만 45%가 증가했다. #
뉴욕 타임스

펜타닐(Fentanyl)[1]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벨기에의 제약회사인 얀센에서 개발했으며 현재는 특허가 만료되었다. 이 약물의 약효는 다른 진통제인 모르핀의 50배에서 100배에 달하며 예상 치사량은 2mg이다.[2] 이 약물의 강력한 효과 때문에 본래는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암환자나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환자, 대형 수술 환자용 진통제로 사용되었다. 2010년대부터는 미국에서 마약으로 오용되어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미국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부터 옥시콘틴이라는 마약성 진통제가 제약업체의 로비로 제재가 완화되어 의사의 잘못된 처방으로 수많은 오남용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3] 이렇게 의도치 않게 마약에 중독된 환자들은 거리의 마약상에게 흘러들어갔다.[4]

거리의 가짜 옥시콘틴에는 처음에는 헤로인이 섞였으나, 이내 공급업자들은 펜타닐이 만들기 제법 간단하면서도 중독성이 높음에 주목, 돈이 쏟아질 가능성을 눈치채었다. 그리하여 중국에서 원료성분들을 생산하여 멕시코로 수송해 펜타닐을 만들어# 미국과 영국, 캐나다의 암시장에 팔아대었다.##

펜타닐은 초강력 마약성 진통제인 만큼 금단증상으로 살을 기름에 튀기는 것과 같은 통증이 발생하므로# 단약(마약 끊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5] 이를 악용하여 마약상들은 의존성이 있는 거의 모든 약물의 가짜약 제조[6] 과정에 펜타닐을 섞어 펜타닐 중독자를 양산하였다.[7] 결국 길거리에 약물이 대량으로 나돌기 시작하면서 2013년부터 북미를 중심으로 최악의 약물 위기를 일으켰다.

대한민국에서는 로컬 병원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펜타닐 패치를 무분별하게 처방해서 펜타닐이 음지에서 상당히 퍼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펜타닐 패치가 중독자에게 들어가면 무서운 이유는 사흘간 피부로 흡수되도록 설계된 양을 한 번에 흡수해 버린다는 데 있다.[8] 이에 화들짝 놀란 정부는 급히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속도를 높였다. 동시에 불똥이 CRPS를 비롯한 중증 신경병성 통증 질환자들에게까지 튀어 2020년부터 마약성 진통제 처방의 벽이 높아졌다.









[1] 영어권에서는 펜터넬 정도로 발음한다.
[2] 오피오이드 중독자의 경우 더 높은 수치가 예상된다.
[3] 제약사 퍼듀파마에서 임상실험결과를 조작하고, FDA에 로비를 벌이고, 중독률이 1% 미만이라는 소규모 연구 결과를 이용해 중독성을 과소평가하게 만들었다. 의사와 영업사원에게 적극 인센티브도 주었다. 의사들은 사실일까 의심하면서도 FDA에서 나온 중독성이 없다는 라벨을 믿고 처방했다. 일부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처방해보자 제약사가 제공한 자료와 달리 실제로는 중독률이 매우 높음을 알아차리곤 목소리를 내었으나, 퍼듀파마의 대주주인 새클러家에서 권력으로 찍어 눌러 버렸다.
[4] 비슷한 사례로 미국에서는 임산부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아서 자신도 모르게 마약 중독자가 되는 일이 흔하다.
[5] 래퍼 불리 다 바스타드에 의하면 "철저히 설계된 지옥"과 같은 느낌이었다고 한다.
[6]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물이나 애더럴 등. 특히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치료 중 자낙스에 의존하게 되어 거리에서 약을 구입하거나, 시험이나 업무 능률을 올리기 위해 거리에서 애더럴을 구입했다가 펜타닐 중독자가 되는 것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7] 북미에서는 지정약국 이외에는 처방약을 타지 말라고 처방전에 주의문을 적어둘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8] 미국에서 옥시콘틴이 급속도로 퍼진 이유이기도 해서 경계해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