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Trumpet

2017. 10. 18. 13:58

시간여행가 악기 연주/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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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or The Fallen TAPS - OFFICIAL military version.


동서양이나 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있었던 청동제 나팔의 개량형으로, 역사는 기원전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대단히 길다. 15세기 경에 지금의 모양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으나, 피스톤(혹은 밸브)이 달리기 전까지는 피타고라스 이론에 따라 각 관(영어로는 크룩 crook)의 하모닉스(Harmonics, 배음)밖에 낼 수 없었다. 그래서 조옮김이 있는 곡이라면 호른과 마찬가지로 관을 갈아끼워 연주해야 했는데, 이를 내추럴 트럼펫이라고 한다.

배음 조직도에 따라 높은 음으로 올라갈 수록 다양한 음정을 연주할 수 있었는데, 그 때문에 바로크 시대에는 고음역에서 재잘거리듯 속주하는 소위 클라리노(clarino) 스타일의 트럼펫 연주가 대세를 이루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2번에 나오는 독주 악구를 들어보면 한번에 파악할 수 있을 듯.

하지만 고전 시대에 와서는 절대왕정의 붕괴, 시민혁명 등의 정치적 상황으로 유능한 연주자가 많이 줄어 호른과 마찬가지로 역할이 많이 격하되었고,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교향곡 등을 들어보면 트럼펫이 뒤로 많이 물러나서 화성적인 뒷받침밖에 하지 않는 식으로 안습 포지션이 되기도 했다. 이 때는 흔히 팀파니와 세트로 연주됐는데, 그 때문에 팀파니가 분명 편성된 곡이지만 그 파트보가 소실된 곡의 경우 트럼펫 파트를 참고해 복원 연주하기도 한다. 세트로 등장하는 탓에 모차르트 교향곡 제40번의 경우에는 트럼펫과 팀파니가 아예 세트로 출현하지 않는다.

초기 (혹은 중기) 낭만 시대까지의 트럼펫 편성곡 악보를 보면 상당히 다양한 조성의 트럼펫이 지시되어 있는데, 가장 많이 쓰였던 내추럴 트럼펫의 조관은 다음과 같다;

F: 기보된 음(기음)보다 완전4도 높은 소리가 남. (C를 불면 그 위의 F음이 나옴)
E: 기음보다 장3도 높은 소리가 남. (C를 불면 그 위의 E음이 나옴)
E♭: 기음보다 단3도 높은 소리가 남. (C를 불면 그 위의 E♭음이 나옴)
D: 기음보다 장2도 높은 소리가 남. (C를 불면 그 위의 D음이 나옴)
C: 기음과 실음이 같음.
B: 기음보다 단2도 낮은 소리가 남. (C를 불면 그 아래의 B음이 나옴)
B♭: 기음보다 장2도 낮은 소리가 남. (C를 불면 그 아래의 B♭음이 나옴)
A: 기음보다 단3도 낮은 소리가 남. (C를 불면 그 아래의 A음이 나옴)

하지만 내추럴 트럼펫은 신속한 조옮김이 안된다는 고질적이고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고, 그 때문에 대략 19세기 중반 무렵에 F 조관의 트럼펫에 피스톤 세 개를 더해 관을 갈아끼울 필요없이 음역 내의 모든 반음을 연주할 수 있는 최초의 밸브 트럼펫이 나왔다.

이 트럼펫은 특히 독일에서 많이 쓰였고, 이후 이 악기를 기본으로 B♭과 C 밸브 트럼펫이 나와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악기로 자리잡고 있다. 크기로 따져보면 B♭이 C보다 약간 더 크고, 음색도 좀 더 어두운 편이다. 그래서 좀 더 화려하고 강렬한 음색을 원하는 작곡가들은 C트럼펫을 사용하라고 지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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