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폰 Xylophone

2017. 10. 30. 22:32

시간여행가 악기 연주/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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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 실로폰





▲ 숲의 실로폰. 연주되는 멜로디는 바흐의 칸타타 '마음과 입과 행동과 생명으로(Herz und Mund und Tat und Leben BWV 147)' 중에서 마지막 코랄 '예수는 나의 기쁨 속에 계십니다(Jesus bleibet meine Freude)'

서양 타악기 중 하나. 여러 음정을 가진 나무 막대를 쳐서 소리내기 때문에 '이디오폰(체명악기)' 으로 분류하고, 음정이 있기 때문에 유율 타악기로도 분류할 수 있다. 간혹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얇은 금속판을 배열해 만든 음정 타악기인 메탈로폰이나 글로켄슈필을 실로폰이라고 부르는데, 진짜 실로폰은 나무 재질로 만들었으므로 엄밀히 말해 틀린 표기다.

어원은 그리스어로 나무를 뜻하는 크실론(ξυλό)[1]과 소리를 뜻하는 포네(φωνο)가 결합된 합성 단어에서 유래했다고 추측된다. 서양 악기들 중 철자가 'X'로 시작하는 매우 드문 악기인데, 영단어 자체로도 자일리톨과 함께 'X'로 시작하는 몇 안 되는 단어로 웬만한 영어사전에는 XYZ 챕터가 하나로 묶여있을 정도이다. 발음 상으로도 많은 혼란이 발생해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X가 맨앞에 오면 어떻게 읽어야 되는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그리스어나 라틴어에선 X가 맨 앞에 와도 우직하게 'ㅋㅅ' 발음으로 읽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자일러폰(/zailəfoun/)'이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표기는 '실로폰'이다. 필로폰이 아니다.

피아노 건반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앞쪽에 온음 막대를, 뒷쪽에 반음 막대를 배열한 형태인데, 초기 실로폰은 배열 방식이 지금과는 다소 달랐다고 한다. 구성 부속품도 막대 외에 막대를 올려놓는 스탠드 정도가 고작이었는데, 20세기 중반 무렵 부터는 비브라폰이나 마림바처럼 스탠드 아랫쪽에 음의 공명을 돕는 금속제 공명관이 차곡차곡 부착된 형태로 개량되고 있다. 그리고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스탠드의 다리 부분에는 바퀴가 달려 있다.

서양 외에 세계 각지에서 비슷한 형태의 악기를 찾아볼 수 있는데,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가믈란 음악에 쓰이는 감방(gambang) 등이 대표적인 사례. 같은 나무 막대를 건반처럼 쓰는 마림바와 종종 혼동되곤 하는데, 마림바보다는 실로폰이 훨씬 크기가 작고 음역도 높다.

보통 가온다에서부터 위로 3옥타브 도에 이르는 음역의 악기들이 많이 쓰이는데, 종종 가온다 아래의 파 음이나 도 음까지 이르는 넓은 음역의 악기들도 제작되고 있다.[2] 공명관을 달았다고는 해도, 채와 막대가 맞부딪히면서 여음이 많지 않은 건조하고 딱딱한 소리를 낸다.

이 음색 때문에 멜로디 악기임에도 묘사 효과가 요구되는 음악에서 많이 쓰였으며 그리고 경쾌한 음색을 살려 폴카 등 빠른 곡에서 솔로 연주를 맡기도 한다. 쇼스타코비치의 경우 독특한 신랄함을 강화하기 위해 이 악기를 쓴 것으로도 보인다.

쓰는 채는 여러 종류인데, 실로폰 특유의 딱딱하고 강한 음향을 얻기 위해서는 끝에 둥그런 나무가 달린 나무채나 고무채, 플라스틱채 등 경질 재질의 타격 부위가 달린 채를 쓴다. 반대로 좀 더 부드러운 음향을 얻기 위해서는 펠트채를 쓴다. 채는 한 손에 하나씩 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여러 화음을 얻기 위해 한 손에 두 개씩을 주먹쥔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연주한다.[3]

여음이 길지 않기 때문에, 특정한 음들을 지속시키려면 채를 빠르게 움직이는 트레몰로 주법밖에 쓸 수 없다. 고음역에서 강하게 연주하는 트레몰로는 대규모 편성 작품에서도 눈에 띄게 두드러질 정도의 큰 음량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막대 위를 빠르게 훑어올리거나 내리는 글리산도 주법도 사용된다.

손에 채를 잡고 치기 때문에 간혹 순발력이 피아노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경쾌한 빠르기의 음악에서 실로폰 속주는 매우 효과적이고, 요즘 타악기 주자들은 이보다 더 큰 마림바로도 손색없는 수준의 빠른 연주를 충분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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