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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 땅’이라는 뜻의 ‘나미브’ 사막. 이곳엔 지름 2~35m 크기의 모래 동그라미 지형이 수백 ㎢에 걸쳐 펼쳐져 있다. 모양은 신비롭고 형성 원인은 알 수 없는 탓에 이들 모래 동그라미 지형은 ‘요정의 원’, ‘신의 발자국’ 등으로 불린다.


‌● 요정의 원 왜 생기는 걸까? 


이런 지형이 왜 생기는지 과학자들 사이에서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가장 대표적인 두 가설은 ‘흰개미설’과 ‘자원경쟁설’이었다. 

2012년, 유진 몰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스턴케이프대 보전생물학부 교수팀은 모든 요정의 원 근처엔 흰개미집이 있고, 원 안쪽 토양에 수분이 몰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정확한 과정은 모르지만 흰개미가 요정의 원을 만들었을 거라 추정했다. 

2013년, 독일 함부르크대 노르베르트 위에르겐스 교수팀은 흰개미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새로 만들어진 요정의 원엔 100% 흰개미 떼가 살고 있단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요정의 원 주변엔 흰개미 외 다른 곤충은 살지 않았다. 연구팀은 먼저 흰개미떼가 식물을 갉아먹고 작은 크기의 모래 원을 만들며, 모래만 남은 토양에 물이 축적돼 원 주변 식물의 성장이 촉진된다고 설명했다. 그뒤 흰개미가 점점 더 넓은 범위의 식물을 갉아먹으며 요정의 원 크기를 늘려가는 것이다. 

하지만 흰개미설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원인과 결과가 바뀌었을 지도 모른단 문제를 갖고 있었다. 요정의 원이 먼저 생기고 개미가 모인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위에르겐스 교수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6개월 뒤, 또 다른 가설이 등장했다. 마이클 크레이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대 교수가 ‘자원경쟁설’을 주장했다. 식물이 생존에 필요한 물 자원을 얻기 위해 경쟁하다보니 요정의 원이 만들어진다는 내용이었다. 

연구팀은 요정의 원이 강수량 100mm 정도 되는 곳에만 생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강수량이 100mm 정도인 지역에서만 물 저장고인 요정의 원이 필요하고, 그것보다 많거나 적으면 이런 지형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고, 요정의 원 분포를 95% 정확하게 예측했다.

기사원문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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